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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을 치킨 메카로
  • 편집국 기자
  • 등록 2024-02-13 09:51:31
  • 수정 2024-02-13 10: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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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프라이드 치킨(fried chicken)의 줄임말로서 닭튀김을 뜻한다. 닭튀김으로 토막낸 닭고기에 튀김옷 또는 반죽물을 덮어 기름에 튀겨 만든 음식이다. 치킨은 두꺼운 튀김옷을 주로 사용하는데 조각내서 튀기는 이유는 닭을 통째로 튀기면 부위별로 익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치킨은 닭다리, 닭가슴, 닭날개 등 부위별로 나누어 튀김옷을 입힌 뒤 기름에 튀겨 판매한다. 치킨 종류에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하여 양념치킨, 간장치킨, 파닭, 닭강정 등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치킨 역사를 보면 1960-70년대 통닭 시장이 활성화되어 기름으로 닭을 튀기는 방식으로 국민에게 인기를 끌었다. 1980년대에 닭튀김용 식용 기름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튀김 요리가 대중화되었다. 1990년대를 거치면서 치킨 배달서비스가 등장하였고, 치킨과 대중 행사가 연결되는 치맥 문화가 발달하였다. 2000년 이후에는 프랜차이즈 치킨 성장과 스포츠문화가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고, 치킨 시장은 다양한 브랜드와 메뉴로 치킨공화국으로써 호황을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 치킨집은 2022년 기준으로 81,000여 개가 있었다. 치킨 브랜드는 683개가 있고 가맹점은 2만9,373개이다. 치킨 가맹점 시장 규모는 7조 4,740억 원이라 한다. 치킨은 배달 음식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치킨공화국답게 K-치킨, 인맥보다 치맥, 치느님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하였다. 이제 꿩 대신 닭이 아닌 닭이 축산의 지존이 되었다. 


익산의 치킨은 어떨까? 익산에 치킨점은 2023년에 230개가 있고, 1981년 중앙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한 원조영광통닭이 가장 오래되었다. 닭은 2023년에 129개 농가에서 813만 마리를 사육하여 익산 인구의 30배에 달한다. 익산에서 성장한 치킨 브랜드에는 우리나라 식품 대기업 ㈜하림과 프랜차이즈인 다사랑치킨, 솜리치킨과 햇살치킨이 있다. 


먼저 ㈜하림을 살펴보고자 한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은 망성 출신 김홍국 회장이 황등에 1978년 종계사육장 황등농장을 설립하며 시작되었다. 1986년 하림식품과 1990년 ㈜하림을 설립하고 농장과 공장, 시장을 연결하는 삼장(三場) 통합 경영을 완성해 대한민국 육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국내 최초로 축산물 품질 인증 시대를 열고 통닭, 닭다리, 날개 등 신선 포장육 제품과 삼계탕, 용가리, 너겟 등 육가공 제품을 생산해 냈다. 


㈜하림의 자산규모는 17조 910억원이고, 기업순위가 27위이다. 30대 대기업 중 유일하게 본사가 지방인 익산에 있다. 닭 도계는 연간 195백만 마리로 1위이고, 하루 50만 수 정도 된다. ㈜하림은 한국 닭고기 전문기업의 대명사로써 현재 600여 사육 농가에서 연간 1억 마리의 육계를 공급받고 있다. 새롭게 신축한 낭산공장에서는 간편식과 양념육 등 더 다양한 닭고기 제품들을 생산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망성․낭산 하림 치킨로드에는 연간 2만 명이 견학을 다녀갔고, 지역경제와 문화관광 활성화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다음은 익산 향토 치킨 브랜드이다. 크게 세 곳이 있다. ㈜다사랑 치킨은 1993년 익산 대학로에 테이블 9개짜리 작은 치킨집으로 시작하였다. 시장에서 닭집을 운영하셨던 어머니의 전통 방식 그대로 이어받아 다른 치킨집에서 맛보지 않았던 차별화된 맛을 선보였다. 100% 국내산 신선 냉장육(닭고기)만을 사용하여 24시간 숙성하여 전통 조리방식 그대로 정직하게 만들어 왔다고 한다. 익산에서 30년의 전통을 가진 다사랑은 원광대 본점을 시작으로 익산 9개와 전국 107개 점포가 있다. 본사는 익산 제2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해 있다.


햇살치킨은 대학로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4명이 동업하여 2005년 영등1동에 ㈜햇살 법인을 설립하였다. 햇살은 최고의 치맥 파트너인 바비큐 치킨을 주력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2005년 영등점이 최초 개업하였다. 성업기에는 전주, 광주, 충남 등에 60개의 가맹점을 운영했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지방공략과 코로나19 여파를 겪으며 현재 10개소로 축소되었다. 심기일전 익산을 넘어 용인에 수도권 사업본부를 두고 2021년 용인 보정점을 오픈하며 가맹확장을 펼치고 있다. 


솜리치킨은 2008년 구시장에서 개업하였고, 대를 이어 아들이 2대째 운영하고 있다. 솜리는 옛 지명 이리(裡里)를 뜻한다. 시골 재래시장에 가면 튀겨주는 닭튀김으로 시작했다. 가마솥에 기름을 부어 고열에서 튀겨 굉장히 바삭하다. 치킨 튀김옷에 카레 풍미가 나고 깨가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배달시키면 자체 디자인한 상자에 치킨을 담아준다. 15개 지점이 전라북도에 집중돼 있고, 대부분 가족 운영 형태를 띠고 있다. 


익산은 닭 양계부터 도계와 가공, 유통과 치킨점까지 전국 어느 곳에 비교할 수 없는 치킨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반면 지자체 차원의 치킨과 관련한 축제, 행사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닭과 무관한 타 지자체의 경우 대구 치맥페스티벌, 안동 찜닭거리, 수원 통닭거리 등을 조성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하는 것과 대조된다. 


시민들은 익산만의 치킨 시장의 특성을 잘 살려서 치킨로드, 치킨축제, 치킨박물관 등 주문을 외쳐 왔다. 항상 가능성은 무한했지만, 구상 속에 머물러 있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작년 익산시에서 구도심(중앙동) 치킨로드 조성 사업이 첫발을 내디뎠다. ‘익산 치킨메카’ 창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익산시가 미래 식품산업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익산치킨 브랜드가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힘껏 품어 올려야겠다.


글쓴이

채수훈(익산시 위생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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